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마을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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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 당신은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언제부터 살고 있나요?
2003년 9월부터 2007년 9월까지 살았습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하게 될 집 이야기는 지금 사는 집 직전에 살았던 집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새로 이사한 지 일주일 정도 밖에 안 됐기 때문이죠. 아무래도 이야기 거리가 빈약할 것 같아서요.

• 당신은 현재 누구와 함께 살고 있나요?
혼자 살아요.

• 당신은 현재 주택을 소유하고 있나요 아니면 임대하여 살고 있나요?
임대에요. 전세죠.

• 당신이 살고 있는 집의 주거비 부담은 어느 정도인가요?
전세라서 임대료는 없어요. 하지만 지금 같은 겨울철엔 가스비, 전기세가 많이 나가서 한 달에 75,000원 정도됩니다. 실내 면적이 5평도 안 되는데, 옥탑이라서 겨울에는 난방비가 많이 나가요. 제 소득에 견줄 때 부담스런 금액이죠.


나의 집 이야기 7문 7답

1. 당신은 ‘집’을 생각하면 어떤 단어들이 순간적으로 떠오르나요?
잠. 집에서 자는 잠이 제일 편해요.


2. 지금까지 살았던 집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집은 어떤 곳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학 졸업하고 얻은, 서대문 안산 자락에 있던 단칸방에 대한 기억이 제일 많아요. 미닫이문을 열면 반 평 공간에 왼쪽엔 가스렌지, 오른쪽에는 수도꼭지가 있고, 여닫이문을 열면 꼭 한 평짜리 방만 있던 곳이거든요? 화장실은 주인집이랑 같이 쓰고, 집이 비탈진 곳에 있어 1층인데도 벽 두 개는 항상 곰팡이가 슬었죠. 지나고 보니 열악한 공간이었다고 생각되지만 그땐 불편한 줄 몰랐어요. 아마 맨 처음 생긴 나만의 공간이었기 때문 일거에요. 시골 살 때 할머니랑 같이 안방을 썼고, 고등학교 때는 외삼촌댁과 독서실에서 살았고, 대학 때도 4년 내내 기숙사에 있었으니 은연중 ‘나만의 공간’에 대한 갈증이 있었나 봐요. 어릴 때 산속에 굴을 파거나 나뭇잎으로 본부를 지으면서 놀았던 것도 그런 이유였을 거 같아요.


3.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좋다고 느껴질 때는 언제인가요?
하나, 청소한 직후. 집만 좋아 보이는 게 아니라 새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까지 들어요.
둘, 옥상을 맘대로 휘젓고 다닐 때. 옥탑 방이고 옥상을 거의 저만 쓰거든요. 빨래를 넌다든지 단체 손님이 찾아와 고기 구어 먹을 때 제일 좋죠. 5평짜리 집을 스무 평으로 쓴다고나 할까?
셋, 주인아주머니가 잘해 주실 때(말을 너무 길게 하시는 거 빼곤 거의 좋은 분이죠). 김장도 담가 나눠 주시고, 옥탑 방 앞에 만든 밭의 채소를 맘대로 뜯어먹게 하시고, 담근 장도 맘대로 퍼먹게 하시죠.
넷, 여름철 시원한 바람이 드나들 때. 옥탑의 특징인지 모르겠는데 통풍이 정말 잘 돼서 한 여름 대낮에도 선풍기 없이 시원해요. 또 삼각산 등산로 초입이라 초여름엔 아카시아 꽃 향기가 정말 진해요. 거의 방향제 수준? 그래서 초여름부터 한 여름까지는 집이 참 좋게 느껴진답니다.

4. 집의 많은 공간들 중 당신이 가장 소중히 여기거나 어떤 순간에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공간은 어디인가요?
생각나지 않네요. 주방, 거실, 서재, 안방 등등등... 과 같이 기능 분화된 공간이 없기 때문인 거 같아요. 하나 있는 방에서 텔레비전 보고, 밥 먹고, 잠자고, 아주 가끔 책도 봐요.


5.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불편한 점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요?
집보다는 사실 입지에 불만이 많아요. 제가 일하는 곳이 영등포인데요, 집에서 내부순환로를 타고 가면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요. 그런데 저는 차가 없기 때문에 마을버스 타고 일반버스 갈아타고 또 지하철을 타야 해요. 한눈팔지 말고 열심히 출근해야 한 시간에 끊을 수 있죠. 그리고 마을버스 막차가 밤 11시 50분이라서 귀가 시간에 제약을 많이 받게 되요.


6. 현재 부담하고 있는 주거비용이 줄어든다면, 그것으로 무엇을 하고 싶나요?
질 좋은 음식과 더 나은 주거지를 마련하는데 보태겠어요.


7. 앞으로 당신이 살고 싶은 집이 있다면 어떤 집이고, 그런 집에서 언제쯤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요?
최종적으로 희망하는 집, 집 자체보다는 스머프 집처럼 조그만 집이 여러 개 모여 있는 마을이에요. 집의 규모는 한 네다섯 평 쯤? 원룸식이어서 그 안에서 개별 취사도 할 수 있죠. 그리고 외부 시설로 공동 공간(작업장, 식당, 회의실 등의 용도)이 있어야 하고, 농사지을 땅도 있어야 해요. 그리고 반드시 생각을 맞춰가며 살아갈 사람들이 있어야 하죠. 근데 아직 숙제로 미뤄두고 있고 하나도 구체적인 게 없어요. 사실, 지금 집에 대한 염원은 열일곱 평정도 규모, 지금 있는 돈에 대충 꾼 돈 보태 전세로 살 수 있는 임대아파트에 들어가는 거랍니다.
이동현 님은 "노숙인 복지와 인권을 실천하는 사람들" 활동가 입니다
2007년12월31일 12: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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