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e-편한 세상!”
-이미 ‘우뚝 솟은 건물’의 시대가 우리 삶 속 깊숙이 들어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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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영
지하철을 타고 밖을 내다보면 ‘우뚝 솟은 건물’들이 보인다. 버스를 타도, 택시를 타도, 자전거를 타도 걸으면서도 주위를 둘러보면 ‘높이 솟은 건물’들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TV속에서는 환경과 친한, 환경 그 자체라고 떠들어대는 ‘높이 솟은 건물’들의 광고들이 나온다. ‘높이 솟은 건물,’ 이미 그 건물은 우리 삶 속 깊숙이 들어와 있다.
살기 좋고 살기 편하다고 이야기하는 ‘높이 솟은 건물’은 도대체 무엇일까?

새로운 신드롬

아마 몇 년 전인 듯하다. 언론이 크게 보도한 새집증후군은 당시 우리 사회에 큰 논란과 두려움을 일깨워 주었다. 새집 증후군은 ‘집이나 건물을 새로 지을 때 사용하는 건축자내, 벽지 등에서 나오는 유해물질과 집을 지을 때 발생하는 라돈이나 석면, 일산화탄소 등 오염물질로 인해 거주자들이 느끼는 건강상의 문제 및 불쾌감을 느끼게 하는 일종의 병’ 이라 할 수 있다. 살면서 이러한 오염에 짧은 기간 노출이 된다면 두통이나 기침, 현기증 등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오랜 기간 노출이 된다면 호흡기 질환이나 심장병, 암 등의 질병이 나타난다. 새집증후군 이후 아파트의 광고 속에는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문구가 나타났다.

‘새집증후군이 절대 없는 환경 친화적 아파트’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친환경 아파트’
새집증후군의 발생 배경

의문이다. 우리는 새집증후군을 넘어선 생태적인 주거환경에서 살고 있을까?
아파트의 광고에서 생태적이고 친 환경적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거짓이다.
근본적으로 아파트를 지으려면 ‘토지’가 필요하다. 멀쩡한 산을 밀고, 깎는다. 일단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자연파괴는 ‘생태’와는 거리가 멀다. 또한 아파트를 짓는 주요한 재료들은 시멘트나 콘크리트인데 이 역시 땅과 흙, 나무와 사람에게 생태적이지 않다.
아파트의 생명은 한정되어 있다. 오래가면 50년, 한국에서는 30~40년 정도 되지만 부실공사를 하게 되면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막 지은 아파트는 휘황찬란하다. 그렇지만 오래 전에 지은 아파트는 무너지기 일보직전인 곳도 있다. 아파트를 지으며 온갖 유해한 물질을 써서 짓고, 다시 수명이 다한 아파트를 철거할 때는 엄청난 건축폐기물들이 나온다. 그렇다면 수많은 건축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까? 땅에 묻거나 태울 것이다. 거기서 나오는 환경오염은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도 있다. 평생 갈듯이 이야기 하지만 30~40년 후에 다시 철거 할 것이라면, 아파트를 짓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무수히 많은 환경파괴와 생태계파괴를 지향하는 아파트 건설의 이면에는 더더욱 무서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바이러스에 찌든 닭장

얼마 전 뉴스에서는 콘크리트가 송어양식장으로 흘러들어가 송어 몇 백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있었다. 문제는 이런 무섭고 잔인한 콘크리트와 시멘트로 우리들이 편하다고 살고 있는 아파트를 짓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고기를 죽음으로 몰고 간 콘크리트와 시멘트가 우리가 사는 집을 짓는데 똑같이 사용된다는 점이다.
아파트의 틀을 형성하는, 즉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콘크리트와 시멘트는 이미 사람에게 해로운 존재가 되어 버린 지 오래다. 시멘트는 쓰레기로 만든다. 그러기에 온갖 해로운 중금속, 발암물질이 들어있고, 이런 시멘트로 콘크리트를 만드는 과정엔 우리 인체에 해로운 혼화제가 들어간다.
이런 쓰레기로 만든 시멘트와 콘크리트가 우리의 주거생활에, 그리고 생태적인 주거공간이라고 하는 아파트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까? 더러운 물질로 구성되어있는 시멘트와 콘크리트로 건물을 짓는다는 것 자체가 문제인데, 정작 국가나 건설업체, 시멘트와 콘크리트 회사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고 오히려 더욱 생태적으로 변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전국 어디서나 이젠 아파트를 볼 수 있다. 또한 콘크리트로 제방공사를 하거나 도로를 깔거나, 건물을 새로 짓는 곳을 보면 시멘트와 콘크리트가 있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물속에, 땅 위에, 또한 ‘집’에 살아가는 우리들이 위험에 처해있고, 전혀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국내 시멘트에는 단 하나의 중금속 기준이 없고, 그 결과 이 세상 어느 나라 시멘트보다 유해 중금속이 많다는 것이다.
우린 대부분 이런 곳에서 주거하고 있다. 광고에서 떠들어대는 것처럼 친환경적이고 생태적인, 나무가 심어져 있고 물이 흐르는 아파트 속 모순에서 장판과 벽지에 기대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종이 벽지와 장판이 ‘살만한 집에 살 권리’를 보장해 주는 대책이 아니건만, 쓰레기와 온갖 유해물질들이 난잡하게 섞여있는 살인적인 아파트에서 우린 위험에 노출되어있다. 예쁜 벽지 너머로 묵묵히 버티고 있는 콘크리트 벽체 속에 있는 해로운 유해물질, 발암물질들을 생각하면 아파트에서 살고 싶을까? 아파트를 짓고 싶을까? 왜 아파트는 계속 지어지고 사람들은 닭장 같은 아파트로 들어가길 갈구할까?

아파트에 대한 열광

인구의 절반이 아파트에서 살면서도 아파트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 역사적 배경이나, 아파트의 장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 등은 부차적인 문제다. 수명이 다하면 신발을 바꿔 신듯, 이 아파트가 지겨우면 새로운 아파트로 옮기면 된다.
애초에 아파트를 공급하는 이유는 서민들에게 값싸게, 대량으로 주택을 공급하려는 이유에서다. 60~70년대의 아파트는 서민중심의, 서민 주택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이제 아파트는 서민들은 들어가지 못하고 오히려 중산층이나 상류층이 들어가는, 하나의 ‘부’로서 자리 잡았다. 땅값이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치솟는 도심이나 심지어 도시 외곽, 시골까지 퍼져나가 대량으로 지어지고 있다.
아파트 짓는 것을 당연시하는 사람들의 말은 대부분 “땅덩어리가 좁고, 사람도 많은데 마당이 있는 예쁜 주택을 지을 수는 없지 않느냐”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그렇지만 정확히 2002년부터 5년째 집들이 남아돌고 있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었기 때문이다. 이는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 모든 사람에게 집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체인구가 가구별로 전부 내 집을 갖고 있어도 집이 남아돈다는 이야기다.
집은 많다. 그러나 우리가 들어가서 살 집은 없다.
서민들을 위한 아파트라는 처음의 취지는 없어지고 이제는 중산층과 부유층의 재테크 수단이 된지 오래다.
서민들을 위해 지어진 아파트의 원래의 취지는 오간데 없고 이젠 중산층과 부유층들의 ‘부’를 상징하는 상징적인 이미지가 돼 버린 지 오래다.
발레리 줄레조 프랑스 지리학자는 한국인의 아파트 열광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 비결은 가장 유효한 재테크 수단이기 때문이다. 70~80년대 시세차익을 보장해주는 분양가 통제 시스템이 아파트를 중산층 주거문화로 자리 잡게 한 결정적 계기라고 분석했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너도 나도 아파트로 몰렸고 아파트에 당첨된 사람들은 바로 중산층으로 편입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 아파트는 서민층에게는 중산층으로의 계급 상승을, 중산층에게는 상류층으로의 계급상승을, 상류층에게는 더더욱 명예와 부를 가져다주는 하나의 “훈장”인 것이다.

출처:sh공사 은평뉴타운의 생태적인 아파트 계획

지어지는 아파트, 또 다시 지어지는 아파트

앞으로 서울에서 뉴타운 지구로 지정받으려면 전체 주택면적 가운데 최소 10%의 면전에 단독, 연립주택 등을 의무적으로 지어야 한다는 서울시 조례가 나왔다.
주택 재개발의 경우 단독과 연립 등 3층 이하 주택은 10% 이상, 12층 이하의 주택은 40% 이상 지어야 한다.
과연 이 조례는 아파트를 줄이는데 효과가 있을까?
이런 정책이 나와도 아파트는 계속 지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건설업자들에겐 이윤을, 아파트입주민에게는 계급상승효과를, 부동산 업자들에게는 투기할 수 있는 좋은 정보를 주니까,
정작 집은 많은데 살 집이 없는 사람들만 문제일 것이다. 이윤보다, 그리고 이익보다 먼저 기본적인 생활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그러한 대안은 아직도 존재하지 않는다.
아파트의 철근콘크리트를 보면 소름이 돋는다. 언제까지 저 아파트 숲을 지나가야 하는지도 의문이고 아무것도 모르고 아파트가 좋다고 입주하는 사람들도 걱정된다.
지금도 아파트는 또 건설되고 있다. 먼지와 소음과, 그리고 유해물질들을 휘날리며
재영 님은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입니다
2007년12월31일 12: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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